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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버스, 12월 1일부터 새로운 유료 멤버십 강제 도입…레이블과 팬 착취 논란

하이브, 12월 1일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야심차게 출범…최대 60% 수수료 논란
새로운 구독 서비스에 팬들 반발…“독점 혜택”의 가치에 의문 제기

By Kim Jae-heun

Published : Oct. 17, 2024 -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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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속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가 (오른쪽)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 7일 오후 속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가 (오른쪽)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

하이브가 운영하는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가 오는 12월 1일부터 새로운 유료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레이블과 팬들을 착취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이브는 이번에 런칭하는 새로운 ‘디지털 멤버십’ 서비스를 위해 130개 이상의 음악 레이블을 사실상 강제로 참여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리아헤럴드가 10월 7일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위버스는 지난 9월 26일 130개 파트너 레이블에 ‘디지털 멤버십’이라는 구독 기반의 서비스를 12월 1일부로 의무화한다고 통보했다. 해당 서비스는 팬들에게 주로 위버스를 통해 독점 디지털 혜택을 제공하며, 모든 아티스트 커뮤니티에 월 구독제로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에 제공되던 유료 멤버십과 차별화된 혜택 없이 위버스에 유리한 수익 배분을 추구하는 이번 디지털 멤버십 서비스는 위버스에 입점한 레이블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다수의 레이블사들은 기존 멤버십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블에 불리한 수익 배분 구조

위버스는 현재 연 3만 원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팬들에게 공연 및 이벤트 티켓 선예매 자격과 전용 아티스트 콘텐츠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기존 멤버십에 추가로 도입되는 디지털 멤버십 혜택으로는 광고 영상 제거, VOD 오프라인 저장, 영상 시청 부가 기능(보이스 강조, AI 업스케일링, 색감 향상), 디지털 멤버십 회원 전용 마크 등의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멤버십 구독자들은 월 2,700원, 3,900원, 5,400원 판매 금액 중 한 가지 유형을 선택하면 되고, 위버스는 금액별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디지털 멤버십 수익 구조는 구독자 수에 따라 입점 레이블이 40%에서 70%를 배분 받는 방식이며, 모든 레이블과 아티스트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수익 분배 방식에 대해 일부 레이블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형 레이블은 위버스의 높은 수수료가 팬들의 충성심을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대형 레이블인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번 수익 배분 모델에 동일한 적용을 받지만, 이들 레이블은 상대적으로 큰 팬덤을 기반으로 동일한 콘텐츠 제공에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소규모 레이블들은 디지털 멤버십으로 얻는 수익이 크지 않아 들어가는 자원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익명의 제보자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위버스 신규 유료 멤버십 관련 이메일 (이정문 의원실) 익명의 제보자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위버스 신규 유료 멤버십 관련 이메일 (이정문 의원실)

독점적 지위에 의한 강제성

6월 기준, 위버스는 월간 1천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 마케팅과 상업 활동에서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며, 팬덤 기반 비즈니스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위버스의 유일한 경쟁자인 SM엔터테인먼트의 버블은 200만 명의 유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이브의 위버스는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콘텐츠 송출, 굿즈 판매, 커뮤니티 운영 등 케이팝 산업에 있어서 대체 불가능한 독점적 플랫폼으로, 위버스에 입점해 있는 소속사(레이블)들은 위버스 없이는 팬 마케팅 자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하이브와 위버스는 K팝 온라인 상거래·커뮤니티에서 독과점 플랫폼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독과점 행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철저히 조사하고, 입점업체들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 실질적인 변화 없는 혜택에 불만

일부 K-팝 팬들 또한 새로운 유료 멤버십 혜택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5세의 팬 박 씨는 “위버스를 사용하는 팬들 사이에서 돈 주고 멤버십을 구매했는데 결국 사용하는 혜택은 콘서트 선예매 밖에 없다라는 얘기를 우스개 소리를 하게 된다”며 “이마저도 콘서트를 자주 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혜택이기에 문제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추가된 혜택이 팬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팬들은 또한 기존에 유튜브, V 라이브, 인스타그램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아티스트 콘텐츠가 유료화된 점도 비판하며, "아티스트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세분화해서 유료화 한다는 것은 팬심을 이용한 장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이브의 수익성 확보 전략

하이브는 이번 유료 멤버십 도입을 통해 플랫폼의 수익성을 대폭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위버스는 단순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넘어, 음악·굿즈 판매, 팬 이벤트 등 다양한 수익 창출 수단을 통합하여 하이브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디지털 멤버십의 도입은 하이브가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와 팬 기반 수익 모델을 극대화하려는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를 통해 팬덤 경제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하이브는 디지털 구독 서비스와 팬덤 플랫폼을 연결해, 기존 음악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자체 플랫폼을 통한 팬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있다. 위버스는 전 세계 152개 팀의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137개 팀은 하이브 소속이 아닌 외부 레이블 소속이다. 이는 하이브가 자사 아티스트뿐 아니라 타 기획사 아티스트 팬들까지도 위버스를 통해 모아서 플랫폼의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