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헤럴드=김아린 기자] “감염병 재난 시기가 되면 국가가 져야 하는 책임을 더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국가 책임 방역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코로나상황실장은 22일 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행정가로서 상당한 전문가일지라도 의학 전문가는 아닌 걸 명확히 알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누군지 확실히 인지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상당히 귀담아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표 K-방역도 직접 확인하고,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가지고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책임자들을 많이 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방역 정책 총괄을 담당하는 신 실장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분들에게 300명의 국회의원 중 누가 제일 괴롭히는지 한번 물어보시라”며 웃었다. “상황을 아는 사람이어야 뭐가 문제인지에 대한 해결점이 나오기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 후보는 감염병 대응 강화 공약으로 ‘공공의료 확충’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이번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대한민국 공공의료 체제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 70군데 중진료권별 공공병원 확보 ▲ 지역·공공·필수 의료 인력 양성 ▲ 공공-민간 의료기관 협력체계 구축 ▲ 전 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 등이 있다.
하지만 26일 17시 기준 이재명 캠프 공식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 외 별다른 코로나 관련 공약을 소개하고 있지 않다.
다음은 신 상황실장과의 일문일답.
— 선대위 내 코로나상황실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 선대위 내부에서 코로나상황실의 우선순위가 상당히 올라가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됐기도 하지만 상황실이 생기고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상황실이 생긴 이후로 무엇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민 소통을 하게 됐다. 정기 브리핑도 하고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 코로나 대응 조직 설치가 늦은 것 아닌가
“늦진 않았다. 우리 당에서는 계속해서 우리 의원실이 코로나 관련해 꾸준히 챙기고 있었기 때문에 연속성을 갖고 있다. 상황실 설치 이전에도 계속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조직을 꾸려 기존에 하던 일들을 더욱더 구체화하고 체계화해서 적극적인 국민 소통 매뉴얼을 갖추었다.”
— 코로나 관련해 후보와 소통은?
“공개회의도 있지만 직접 소통도 한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예상하는지, 우리 당은 어떻게 해야 하고 정부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더 보완해야 할 건 무엇인지 논의하면서 ‘이재명 표 방역은 이렇게 해야 한다’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 ‘이재명 표’ 방역 핵심이 뭔가
“‘합리적이고 유연하고 스마트한 과학 방역’이 키워드다. 오미크론 때 전산 구축은 더 중요해진다.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하고 덜 수동적인 방식으로 전환해야한다.
1차 의료기관이 재택 환자를 보고 환자 정보에 대해서 보건소랑도 공유돼야 하고 환자가 악화됐을 때에는 병원과 연계가 돼야 한다. 그럴 때 환자의 정보 전달 체계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보안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재택 치료도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좀 더 내실화할 수 있도록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서 24시간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민이 더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다.
진단 방식도 그렇다. 지금은 정규 PCR 하느라고 6시간이 걸리고 다음 날 통보가 된다. 신속 PCR은 응급실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가격이 조금 비싸다. 정규 PCR 중에서도 빠르게 검사되는 제품들이 이제 막 승인이 됐다. 빠른 통보가 가능하도록 더 적극적으로 보급에 앞장서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주문도 하고 있다.”
— 이재명 캠프 코로나 대응 공약에 차별점이 있다면
“우리 당에는 코로나 전문가가 있다. 코로나 초창기부터 담당해왔던 의원이 직접 실무를 맡아 총지휘하고 있다. 다른 당과는 차별되는 우리 당의 장점이다. 우리는 내부에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 당 내에서 중심을 잡고 연대감을 갖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와의 소통에서도 훨씬 더 의견이 잘 반영이 된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
— 방역패스에 대한 방침은 어떤가
“방역패스는 한시적으로만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이 안전한 면역 체계를 갖게 되면 방역패스의 필요성은 어느 시점에는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시점이 언제냐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텐데 지금은 3차 접종률을 빠르게 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어 패스가 적용되고 있는 거다. 특히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더 큰 군에 대해서는 적용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한다.
이재명 후보께서 3차 접종을 한 사람한테 9시 이후에 식당, 카페 이용을 열어주자고 제안했다. 미접종자에게 페널티가 아닌, 국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했고 이뮤니티가 있는 사람한테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독려하는 거다. ‘그러면 나도 백신을 맞아야겠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이 제일 합리적이라고 본다. 절대 백신 접종을 강요하거나 방역패스 때문에 생활에 제재를 당하거나 국민이 페널티로 받아들이는 그런 강력한 방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다. 유흥시설 아닌 필수적인 생활 시설에서의 제한을 푸는 거다.”
— 이상반응 신고사례 보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상 반응에 대한 국가 지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증 이상 반응에 대해서 어떤 분들이 더 취약한지를 분석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의견을 드렸다.
뭐든지 근거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난 지원금도 85% 줬더니 나머지 15%가 속상해하지 않나. 아예 전 국민으로 가든지 아니면 기준 정립을 잘해야지 안 그러면 못 받는 사람들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적어도 보상이라는 건 피해에 대한 입증이 돼야 하는 국가적인 원칙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원칙이 있어야 정치의 공방으로, 여야의 정쟁으로 가지 않고 양쪽을 다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의학적 근거에 기반을 둬 기준 정립을 잘해야 한다. 실제로 정부가 의학한림원과 연구도 하고 있다.”
— 정부에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하고 있나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지만 시스템이 낙후된 경우가 있다. 역학 조사할 때 엑셀 파일을 이용한다거나 전산 시스템 구축이 좀 안 돼 있다. 여전히 수기로 기록을 해서 사진 찍어 카톡에 올리거나, 이런 여러 가지 전산화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한 구축을 요구했고 예산을 마련해 줘서 지금 시범 사업 중에 있다.
또 의료계가 항상 아쉬워하는데 임상 컨트롤 타워가 없다. 주문을 해도 답답하다. ‘감염병 진료체계 컨트롤타워법’ 발의도 했다.”
— 캠프가 현장과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 의료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상황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의사랑 잘 소통해라, 이렇게 상세하게 얘기하기도 한다.
의료계가 코로나상황실에 상당히 도움을 많이 주고 계신다. 매주 온라인 회의에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감염내과부터 응급의학과, 코로나 관련된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서 얘기하고 있다.
현장과 소통해 피드백을 바로 정부에 전달하고 지침에 반영이 되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곳이 어디냐 하면 바로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코로나 상황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부에 전하는 요구 사항들에 대해 언론에 브리핑만 하고 끝나지 않는다. 후속 조치에 대해서 정부랑 얘기하고 얼마나 반영됐는지, 왜 반영이 안 되는지, 또는 언제 반영할 건지를 긴밀하게 논의한다.”
—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달라
“18일 날 우리가 토론회를 열었는데 그때 의사협회, 병원협회부터 거의 20개 단체가 참석했다. 코로나 터지고 나서 의료계가 이렇게 한 번에 모인 적이 없다. 이렇게 논의한 것 자체가 상황실장의 역량이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의료계와의 신뢰가 구축됐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다른 당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 코로나 정책 발표에서 부처 간 혼선이 있기도 한데
“다음 이재명 정부에서는 부처 간에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범부처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과 소통하는 담당을 정해 체계를 잘 갖추는 게 중요하고 공적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원보이스’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당연히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국민께 가끔 혼돈을 드린다고 하면 그건 꼭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이재명 후보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상 회복을 체감하는 코로나 완전 극복 국가를 목표로 하겠다’라고 했는데
“오미크론이 치명률은 떨어지고 전파력은 높고 델타보다는 어쩌면 좀 희망적이라는 얘기가 있지 않나. 일상 회복을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을 빠르게 앞당기고자 노력하겠다는 거다. ‘리빙 위드 코로나’가 되려면 의료 대응 체계가 잘 정비가 돼 있어야 감당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의료 대응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만하면 안 된다. 후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실제로 실무를 하는 저희 상황실에서 목표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더 많이 멀었다.”
— ‘K-방역’을 평가한다면
“분명히 한 번은 평가해야 한다. 메르스 때도 끝나고 나서 평가를 해서 어떤 것들을 개선할지에 대한 ‘TO DO’ 리스트를 만들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코로나 시기에 다시 한 번 정비해야 한다. 물론 그때는 병원 내 감염이었고 이번에는 지역사회 감염이라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 온 국민이 대단한 시민정신을 보여줬지만 그만큼 그 어려움과 피해를 모두가 피부로 느꼈다.
K-방역을 만든 연대와 협력은 우리 국민이 구현한 거다. 그걸 바탕으로 현장 중심의 소통과 행보를 이재명 대통령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 그간 여당이 해온 역할도 평가한다면
“여당이기 때문에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없다. 정부가 잘못했을 때는 강하게 질책한다. 여당이 더 개선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야당이 하기 전에 더 먼저 얘기해야 한다.”
— 코로나 3년,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국민이 풀어달라고 해도 정부는 보수적으로 안 된다고 하는 부분들이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여론이 방역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하면 원칙이 훼손된다. 개인의 관점에서 불편과 공공의 관점에서 안전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방역 정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코로나 전문가로 방송에 출연할 때는 공공의 관점에서 상황을 봤다. 이제 정치인으로서 코로나가 아닌 다른 어려움도 살피면서 무조건 원칙만 고수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의 어떤 강고한, 원칙주의적인 얘기를 중재하고 합리화하고 현실화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정책적으로 구현 해야 한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게 정치의 영역이다. 코로나 시기에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어떻게 사각지대를 찾아 그분들의 삶을 보존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하고 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