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 김모(55)씨는 20년 동안 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을 해온 베테랑으로 이직한 지 4일 만에 변을 당했다.
이날 밤 김 씨의 시신이 안치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족들이 뒤늦게 달려와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가 휴대전화를 차 안에 두고 일을 했던 탓에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저녁이 돼서야 전해 듣고서 경기 의정부와 서울, 충남 등지에서 장례식장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친지는 "부상자도 있다고 해서 (김씨가) '혹시나 살아 있을까'라는 일말의 기대를 하고 왔다"라며 "다른 지역에 계시는 80대 노모에게는 충격을 받으실까 봐 아직 사고 소식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망연자실했다.
그러면서 "아내와 자녀들이 얼굴을 확인했는데, 성한 곳이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며 "오늘도 아내가 용인까지 출퇴근하는 남편을 새벽에 배웅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닌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친지는 "이틀 전 만났을 때 '크레인타워 일이 위험해서 나가기 싫다'라고 푸념하더라"라면서 "가장이라는 무게에 '몸이 편찮은 아내로부터 용돈을 받아 쓸 수는 없다'며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한 것 같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최근 일주일가량 현장에 나가지 않다가 지난 5일 직장을 옮겨 이날 사고가 난 용인 물류센터 공사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