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지나쌤

'수술하며 화상 법정 출두'…미국 캘리포니아 의사 처벌 위기

By Yonhap

Published : March 1, 2021 - 10:04

    • Link copied

(미국 언론 '새크라멘토 비' 홈페이지 캡처) (미국 언론 '새크라멘토 비'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한 의사가 수술 도중 화상으로 실시된 법정에 출석해 의료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매체 '새크라멘토 비' 등에 따르면 성형외과 의사 스콧 그린이 지난 25일 새크라멘토 고등법원에서 열린 교통 법규 위반에 관한 재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실제 법정이 아니라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열렸는데 법원 관계자들은 외과용 수술복을 입은 그린을 보고 크게 놀랐다.

화면에서 환자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의료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법원 서기는 그린을 향해 "재판을 받을 수 있나요?"라며 "지금 수술실에 계신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그린은 "그래요. 나는 지금 수술실에 있습니다"고 인정한 뒤 "나는 재판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게 합시다"라고 답했다.

법원 서기는 그린에게 법률상 교통 법규 재판이 실시간으로 일반인에게 중계된다는 점을 다시 알려줬지만, 그린은 그 점을 이해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그린이 판사를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수술을 계속하는 듯한 장면도 화면에 나타났다.

재판은 그린의 생각처럼 이뤄질 수 없었다.

판사가 수술실에 있는 환자를 걱정해 재판을 진행하는데 머뭇거렸기 때문이다.

그린은 "내 옆에 다른 외과 의사가 있어 대신 수술을 하게 할 수 있다"며 재판을 재차 재촉했다.

그러나 판사는 이 상황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결국 그린은 판사에게 사과한 뒤 재판 일정을 미뤘다.

캘리포니아 의료위원회는 26일 성명으로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할 때 주의 기준을 지키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