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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YSE “한국 혁신기업의 뉴욕증시 상장 문 열려있어”

쿠팡이 쏘아올린 ‘큰 공’…커지는 국내 기업의 美 상장 꿈

By Jie Ye-eun

Published : Feb. 25, 2021 -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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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알렉상드르 이브라힘 해외자본시장본부장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 알렉상드르 이브라힘 해외자본시장본부장 (뉴욕증권거래소)
쿠팡이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미국 나스닥(NASDAQ)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증시 입성에 나선 쿠팡을 발판 삼아 세계 최대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려는 국내 유망 기업들의 희망 역시 커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해외자본시장본부를 총괄하는 알렉상드르 이브라힘(Alexandre L. Ibrahim) 본부장은 최근 코리아헤럴드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삼성을 포함한 신기술 중심의 기업들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뒷받침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이 같은 ‘혁신기업’이 한국을 넘어 뉴욕증시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뉴욕증권거래소에게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혁신기업을 위한 (뉴욕증권) 거래소의 문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는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거래소이지만 상장 요건 역시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뉴욕증시 입성을 시도해왔다.

이브라힘 본부장 또한 뉴욕증권거래소만의 독특한 거래 환경과 높은 유연성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는 여전히 트레이더가 존재한다. 기술과 이들이 상호작용하며 상장사들의 주식 매매계약이 보다 확실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나스닥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거래소와 비교해 봤을 때 가장 다른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상장사들의 거래소로 거듭나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매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봤다. 미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쉬(DoorDash) 뿐만 아니라,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Nio), 브라질 핀테크 기업 스톤코(StoneCo)를 예시로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가 기업공개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조달한 자금액은 전 세계 거래소 중에 최대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뉴욕 상장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이 약 28.2조 달러(약 2경5422조 원)에 달했다.

이 같은 거대 시장에 쿠팡이 상장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쿠팡은 지난 12일 (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와 언론은 ‘한국의 아마존’이 뉴욕 상장을 추진한다며 크게 주목했다.

하지만 쿠팡의 상장 운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뉴욕증권거래소의 승인 여부에 달렸다. 이브라함 본부장은 기업의 최종 상장 가능 여부는 통상 2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상장신청서 내용에 따라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쿠팡이 국내 주식시장을 두고 미국행을 택한 데 대한 갑론을박도 뜨겁다. 특히 지난 2014년 국내 첫 유니콘 기업으로 지정된 혁신기업이 외국 기업이라면 작성해야 하는 F-1 양식이 아닌 미국 자국 기업이 제출하는 S-1 양식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해당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한국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 아이앤씨(Coupang Inc.)가 상장을 하게 된다. 쿠팡 Inc.는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기업으로 한국 쿠팡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자금 조달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다.

익명을 요청한 다수의 IB업계 관계자 역시 쿠팡이 국내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번 상장에 도전하는 곳은 명백한 ‘미국 기업’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이브라힘 본부장은 특정 상장 기업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으나, 결국 국내·외 기업 모두 동등한 잣대로 상장 여부가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신고서 제출에 있어 나스닥과 뉴욕증시 요건에도 차이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뉴욕거래소에 합류한 이브라힘 본부장은 현재 아시아·캐나다·유럽·중동·남미에서 활동하는 새로운 상장 기업들의 뉴욕 증시 입성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주식회사·벤처기업·투자은행 등과 다른 거래소의 기업공개 환경에 대한 자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지예은 기자 (yee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