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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보너스·부동산 지분 인센티브…재미있는 MLB계약 조건

By Yonhap

Published : Jan. 4, 2019 -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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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는 계약의 시기다.

어떤 선수가 얼마나 많은 돈에 계약하는지가 지면의 머리기사를 채운다. 액수만큼이나 독자의 흥미를 끄는 게 또 다양한 인센티브 조항이다.

KBO리그 계약에서 통용되는 '플러스 옵션'은 엄밀히 말해 성적에 따른 성과 인정 보너스 또는 인센티브(성과급)를 뜻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구단이 제시한 일정 기준의 성적을 충족하면 따낼 수 있는 돈으로 타석 수, 출전 경기(등판 경기) 수, 투구 이닝 따위가 인센티브의 기준이 된다.

이를 채우지 못했을 땐 선수가 구단에 돈을 되레 줘야 하는 '마이너스 옵션'이 한동안 존재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보기 힘들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재미있는 보너스 조항과 계약 조건이 계약서의 한 귀퉁이를 차지해왔다.

핏빛 발목 투혼과 보수적인 정견으로 유명한 투수 커트 실링은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몸무게와 관련해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6차례 이뤄지는 구단의 불시 몸무게 검사에서 기준치인 104㎏보다 적게 측정되면 그때마다 33만3천333달러씩 최대 2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방망이에 바른 '파인 타르'(송진) 사건으로 잘 알려진 강타자 조지 브렛은 198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 연장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로열스 공동구단주인 부동산 재벌 애브런 포글먼은 아파트 단지 지분의 10%를 브렛에게 주는 인센티브로 제시해 교착에 빠진 실타래를 풀었다.

2005년 겨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5년간 자유계약선수(FA)로 장기 계약한 투수 A.J 버넷은 구단에 식구들을 토론토로 실어 나를 리무진을 해마다 8번 왕복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관철했다.

보통은 가족 왕복 항공 이용권을 받지만, 버넷은 색다르게 리무진 이용권을 요청했다.

버넷의 집이 있던 미국 메릴랜드주 몽턴에서 캐나다 토론토까지 거리는 716㎞로 승용차로 가는 편도 시간만 8시간 반이 걸렸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가족의 원활한 미국 정착을 위해 자신의 통역은 물론 가족 곁에 있을 통역도 따로 구단에 요구했다.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로 꼽히는 카를로스 벨트란은 뉴욕 메츠와 계약할 때 구단이 시력 개선 장치를 제공하도록 계약서에 삽입했다.

시력 개선 장치는 시속 241㎞의 빠른 볼이 뿜어나오는 피칭머신이었다. 색깔 있는 테니스공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일찍부터 동체 시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벨트란은 이 기계로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시력을 늘 점검했다.

트로이 글로스는 2005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4년간 4천500만 달러에 계약할 때 '개인 사업 지출' 목적으로 해마다 25만 달러를 받는 조건을 걸었다.

부인의 승마 훈련 비용을 애리조나 구단이 대납하는 형식이었다.

미국에서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조건들이었기에 지금도 기이하고 흥미로운 계약으로 회자한다.

KBO리그 계약 협상에선 성적과 결부된 인센티브 얘기를 많이 한다. 개성 넘치는 계약이 탄생한다면 스토브리그의 얘깃거리도 더욱 풍부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