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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픈에서 베테랑이 강한 이유?…장타력보다는 노련미

By Yonhap

Published : July 13, 2018 -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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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 챔피언십 코스에서 열리는 최고(最古)의 골프 대회 디오픈에서는 노장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9년 당시 59세의 톰 왓슨(미국)은 연장전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내리 40대 챔피언이 탄생했다. 45세의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44세의 어니 엘스(남아공)와 필 미컬슨(미국)이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5년 우승자 잭 존슨(미국)은 당시 불혹을 눈앞에 둔 만 39세였다.

2016년에는 40세의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46세의 미컬슨이 최종 라운드 명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지난해 39살의 맷 쿠처(미국)는 조던 스피스(미국)와 우승 경쟁을 벌였다.

디오픈에서 유난히 노장들의 선전이 잦은 이유는 뭘까.

선수 출신으로 60차례가 넘는 메이저대회를 취재한 미국 골프 칼럼니스트 T. J. 싱클레어가 정리한 다섯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코스를 잘 안다 = 디오픈은 해마다 개최 코스가 바뀐다. 하지만 10개 코스를 돌아가며 열린다는 점이 US오픈이나 PGA챔피언십과 다르다. 게다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는 반드시 5년마다 디오픈이 치러진다. 경험이 많은 선수라면 아무래도 같은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하는 기회가 생긴다. 이들은 볼이 가야 할 곳과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잘 안다. 2009년 대회 때 왓슨의 눈부신 활약이 좋은 사례다.

2. 변덕 날씨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 디오픈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변덕스러운 날씨다. 하루에 4계절을 다 경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비바람은 예사고 추위와 더위를 다 견뎌야 한다. '비와 바람이 없으면 골프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노장 선수들은 이런 변덕 날씨에 불평하지 않는다. 다 같은 조건이라는 걸 안다.

3. 장타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 프로 골프 대회에서 장타자는 유리하다. 디오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장타자가 아니라도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디오픈이다.

디오픈 개최 코스는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 코스가 긴 편이 아니다. 또 바람이 강해 장타자의 전유물인 탄도 높은 샷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디오픈에서 필요한 건 장타가 아니라 창의적인 샷이다.

4. 그린이 느린 편이다 =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살인적인 그린 스피드로 악명 높다. US오픈은 늘 딱딱하고 빠른 그린으로 선수들을 괴롭힌다. PGA챔피언십 개최 코스도 그린이 빠르다. 하지만 디오픈을 여는 링크스 코스 그린 스피드는 다른 3개 메이저대회보다 느린 편이다.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노장 선수들도 느린 그린이라면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5. 돌아갈 줄 안다 = 디오픈이 열리는 링크스 코스는 '영웅적인 샷'을 요구하지 않는다. 조심스러운 코스 공략이 더 요긴하다.

노장 선수들은 깊고 질긴 러프, 한번 빠지면 나오기 쉽지 않은 항아리 벙커, 볼을 집어삼키는 덤불 숲 등을 피해 다닌다. 그저 다음 샷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볼을 보내는 기본에 충실한 코스 매니지먼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