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모텔인데 자장면 2개요’ 소름돋는 112 신고

By Lim Jeong-yeo

Published : April 17, 2018 -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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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2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소름 돋는 112 신고’라는 영상을 내보냈다. 경찰관들이 112에 실제 접수된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다.

이 방송에서는 112로 자장면을 배달시킨 여성의 실제 신고전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파일에서 여성은 “여기 OO 육교 있는 OO역 근처 있는 모텔인데요. 자장면 2개 가져다 주세요”라고 경찰에 주문한다. “자장면이요?”라고 반문한 경찰은 잠시 침묵 후에 묻는다.

“혹시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네”라고 대답하는 여성에게 경찰은 “자장면집이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말하시면 돼요”라고 안심시키고 위치를 다시 묻는다. 또, “502호에 가서 똑똑똑 문 두드리면 문 열어주세요”라면서 “자장면 빨리 갖다준다고 남자친구한테 말씀하세요”라고 일러준다.

전화를 받은 경찰은 경기남부청 소속 강승구 경사이다.

112 신고를 접수하는 경찰관들은 얼굴을 모르는 몇 만명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허위신고임을 바로 알게 되는 전화와 낌새가 다른 전화를 어느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수 만건의 통화 중에 한 건이라도 혹시라도 진짜인 경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접수요원들이 모든 신고에 예민하게 대응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살해 협박을 받고 있던 여성이 집 주소를 말하며 피자를 한 판 가져다 달라고 신고를 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경기남부청의 한 여경은 “신고하는 분의 마지막 통화가 제가 될 수 있단 마음으로 신고 접수를 받고 하루 200건의 통화를 받지만 그 분은 처음 112에 신고한다는 생각으로 신고 접수에 응한다”고 말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서) (사진=경기남부경찰서)



두번째 사연은 한 여성이 모텔에 감금된 상황에서 성인인 딸에게 전화를 거는 척 112에 신고를 한 경우였다.

“어, OO야~”라고 운을 뗀 여성에게 한 남성이 거칠게 말을 걸자 “왜 그래, OO인데”하며 여성은 “엄마 소리 들었지? 여기 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상황을 알아챈 여성 경찰이 신고자를 “엄마”라고 부르는 중 남성이 신고자의 전화를 가로채 “여보세요”라고 끼어들자 경찰은 “엄마 좀 바꿔주실래요?”라고 임기응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화를 돌려받은 여성은 “XX모텔 307호야, 307호”라고 자신의 위치를 알려 경찰이 출동할 수 있었다.

이 방송은 격주 목요일 20시에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방송되며 경기남부청 소속 XIA김준수, SS501 김형준 대원이 참가해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한편, 영상은 유튜브 등 SNS에 다시 게재되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역으로 신고 방식이 들통나 추후 응급 신고가 가해자에 의해 가로막히지 않을까 우려 섞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khnews@heraldcorp.com)